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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결미래목회자 전액장학금운동본부 대표단장 이기용 목사(신길교회) 성결신문 황승영기자인터뷰
  • 기사등록 2024-06-21 15:3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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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기용 목사(신길교회)와 황승영기자인터뷰

“학비 알바할 시간에 미래목회 준비하라고 전액장학금”

과거 신대원 다닐때 빚 갚는 심정
100명 지원해 공정한 선발이 관건
타교단 인재 몰리는 등 좋은 열매

1년 모금 9억원은 돼야 제도 정착
쌈짓돈 할머니- 갓 취업 청년 등에
교단서 받은 연금 후원한 목사님도

서울신대 신대원전액장학운동본부가 출범 4년을 맞았다. 올해부터는 ‘성결미래목회자 전액장학금운동본부’로 이름을 바꾸고 교단 미래를 위한 인재양성에 보다 분명한 포커스를 두었다. 대표단장 이기용 목사는 “교단의 미래를 위한 가장 빠른 길이 인재양성”이라며 “사람을 키우는 것이 가장 비효율적인 것 같지만 사실 가장 효율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재양성을 위해 누구보다 앞장섰던 이기용 목사로부터 교단 미래를 위한 인재운동의 방향과 비전을 들어보았다.

 


신대원 전액장학금운동을 시작한 계기가 있나?
인재는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교단과 한국교회를 섬길 인재를 길러야 하는데 아쉽게도 신학대학원이 하향 평준화되고 있다. 걱정만 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당장 실력을 키울 수 있도록 ‘레벨 업’을 시켜주기 위해 시작했다. 더욱이 목회나 선교 현장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으니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그러려면 등록금 걱정 없이 학업과 실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도록 해야 한다.

소명을 받고 목회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교단이 적어도 등록금은 해결해줘야 한다. 결혼해서 자녀가 있으면 더욱 형편이 어렵다. 우리 때는 돈이 없어도 헌신했지만 요즘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아르바이트 할 시간에 미래를 위해 준비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하고, 시행착오를 겪기 전 준비된 선배들을 만나면 훨씬 좋겠다는 생각에 이 운동을 시작했다. 

저도 신대원 시절 OMS 장학금을 절반 정도 받았다. 그런 수혜자였기에, 장학 운동을 하면 가슴이 뛴다. 과거에 진 빚을 갚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 사랑의 빚을 진 장학생들이 후일 목회자나 선교사가 되어, 이 운동을 똑같이 하기를 기대한다.

 


장학생 선발 기준이 궁금하다.
100명 가까이 지원하는데 모두에게 드리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 너무 안타깝다. 그래서 어떤 시스템보다 공정하게 선발하려고 노력한다. 면접에도 멘토단 27명이 거의 참석한다. 선발기준은 무엇보다 교단 안에서 사역하겠다는 약속이 첫째 조건이다. 기본적으로 성경 암송과 새벽예배 등 경건 훈련과 학점 관리가 가능해야 한다. 비전과 열정도 살피는데 면접 당일 자기소개, 비전 등을 의견을 들어보고 즉석 질문을 하면서 여러 가지를 살핀다. 이런 과정을 통해 멘토단이 각자 채점을 한 뒤, 최고·최저 점수를 뺀 다음 평균을 내서 지원자 1위부터 마지막까지 순위를 정하다. 이후 모금이 되는 만큼 점수에 따라 장학생을 선발한다.

 

지금 몇 명이 장학금 수혜를 받고 있나?
올해 4기는 40명이 장학금을 받게 된다. 2021년 첫해 53명에게 혜택을 주었고, 2기 49명, 3기 31명까지 지금까지 총 173명의 학생들이 전액장학금을 받았다. 학기 당 350만원이니 1년에 700만원이고, 3년이면 2,100만원이다. 적은 액수가 아니다. 한 해 9억원 정도 계속 모금이 이뤄져야 하는데, 하나님의 은혜로 첫 스텝을 잘 밟게 됐다.

 

전액장학금운동이 지속 될 수 있을까를 염려하는 이도 많았는데 4기까지 이어왔다.
제114년차 총회장 한기채 목사님으로부터 처음 ‘전액장학금’이라는 화두가 던져졌을 때, ‘누군가는 이를 돌파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무도 나서지 않는다면, 하나님께서 저를 부르시는가 보다 하고 순종하는 마음으로 뛰어들었다. 우리 교단이 저력이 있고 하나님 은혜가 함께해서 그런지, 지금까지 수월했다.

장학금을 후원하고 멘토링을 하는 목회자의 인프라가 잘 구성된 덕분이다. 이 역시 하나님께서 하셨다고 본다. 


누군가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인데, 감명 깊었던 사례나 자랑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한 할머니가 ‘손녀를 책임지는 마음으로 전액 장학생 한 명을 지원하고 싶다’며 쌈짓돈을 모아 2,100만원을 후원한 사례가 있다. 자신도 청년이고 아직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인데도, ‘하나님 은혜로 좋은 직장을 주셨으니, 미래 목회자를 돕는 일에 헌신하겠다’며 후원한 사례도 있다.  

한 원로목사님은 ‘이제 죽을 날이 얼마 안 남았는데, 자녀들을 생각하면서 이 일을 하고 싶다’며 교단에서 받은 연금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약속한 3년을 못 채우고 중간에 신변에 문제가 생기면, 내 자녀가 책임지도록 했다’고 말씀하셨다. 현역일 때보다 노후 걱정과 염려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성미목의 가치와 비전을 들으시고 이 일에 동참해주셨다. 굉장한 감동을 받았다. 

 

신길교회가 가장 많이 후원하지 않나?
최소한 장학생 30명을 섬기고자 한다. 1년에 10명씩 섬기면, 3년에 30명이 된다. 1년에 2억 1.000만여 원이나 들지만, 단장을 그만두더라도 최소 10년은 더 하겠다는 마음이다. 여기에 학교 발전기금까지 합쳐 최소 2억 5.000만원을 지원하고자 한다. 우리 교회 여전도회에서는 바자회를 열어 ‘우리도 한 명 키우겠다’고 후원하고 있고, 1층 ‘길 카페’도 수익금을 후원하고 있다.

 

장학금 지원뿐만 아니라, 장학생을 잘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는가?
장학금도 지원하지만 멘토링을 한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 영향을 받고 성장하지 않는가 그래서 멘토링이 중요하다.

장학생들을 위한 영성수련회도 열고, 멘토 목사님들이 개별적으로 멘토링도 한다. 목회 경험을 충분히 나눠서 젊은 목회자들의 사역을 미리 준비시키는 것이 멘토링의 포인트이다. 미래 목회자들은 우리 기성 세대 목회자들이 겪었던 시행착오를 덜 겪도록 돕고 싶다. 평소에는 만날 수 없는 분이 많지만 후배들을 위해 시간을 내고 식사도 같이 하고 차도 마시면서 질문 받고 상담도 한다. 목회 경험도 나눈다. 제가 신대원생이었을 때 이런 혜택을 입었다면, 지금보다 목회를 더 잘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1기 장학생들이 졸업 후 사역을 하고 있는데, 기대만큼 성과가 있나?
사람을 키우다 보면, 가끔 회의감이 들 때가 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한다. 당장 열매를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심는 대로 거둔다’는 하나님의 법칙을 믿는다.  

이들이 모두 인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인재 유출을 막은 성과도 있다. 예전에는 우리 교단에 오려는 인재가 적었다.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교단 밖에서 유능한 인재들이 들어오고 있음을 느낀다. 실제로 장학생들 중 타 교단 출신의 인재들이 많다.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더 많은 열매가 맺힐 것으로 기대한다. 교단의 미래 지도자를 양성하는 서울신대를 지원하는 것도 중요한다. 올해 총회에서 법정부담금 지원의 건이 총회에 상정되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교회가 세상의 상식보다 뒤처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복지단체든 공기관이든 법정부담금을 부담하는 것은 상식이다. 법정부담금은 교단이 감당해야 할 몫이다. 학교 경영이 잘 이뤄져 법정부담금 지원이 없어도 될 정도가 되면 좋겠지만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 저출산으로 입학생 수가 적어졌고, 신대원마다 정원 미달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장 목회자로서 서울신대 신대원에서 좋은 목회자들이 계속 배출되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인데 그러려면 후원하는 것이  맞다.  

대신 신학교도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목회현장에 필요한 인재로 키워야 한다. 교수님과 이사진들이 양질의 목회자 양성이라는 정체성을 잃지 않고 나아간다면, 하나님께서 축복하시리라 믿는다. 교단과 신학교, 우리 모두가 깊은 연대의식을 갖고 윈-윈 하면 좋겠다.

 

끝으로 교단과 학교에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갈수록 교회와 목회 현장이 어렵다. 세상이 힘들수록 더 그렇다. 이렇게 어려울 때는 서로 존중하고 짐을 나눠 지면서, 서로 화합하고 지체 의식을 가져야 한다. 싸우면 모두 망한다. ‘만일 서로 물고 먹으면 피차 멸망할까 조심하라(갈 5:15)’고 했다. 대신 ‘짐을 서로 지고(갈 6:2)’ 섬기는 리더십으로 간다면, 하나님께서 막힌 담들을 다 허무실 것이다. 그리고 긍정 의식을 가지면 좋겠다. 학교든 교단이든 교회든, 하나님께서 도와 주시면 된다. 규모를 떠나, 어려울 때 더욱 가치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면 좋겠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모두 풀어 주시고 축복해 주실 것이다.  

누가 뭐래도, 우리 교단은 저력이 있다. 일제 시대 신사참배를 거부하다 교회가 해산당했을 때도 다 잃어버린 것 같았지만, 그 상실의 시기에도 재건에 나서서 이만큼 오지 않았는가. 그것은 굴복하지 않고 가치를 붙든 덕분이다. 우리도 바른 영성 운동을 해야 한다. 말씀 앞에 자신을 세우면서 나아가야 한다.(성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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